삼성은 11연패로 씁쓸하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그래도 후반기에는 희망 요소가 하나 있었다. 바로 '120억 간판' 구자욱(29)의 복귀가 그것이었다.
구자욱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지난달 14일 잠실 LG전을 끝으로 전반기 출전을 마감한 상태였다.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부상에서 회복한 구자욱은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 올렸고 그 덕분에 올스타전에도 정상 출전이 가능했다.
삼성은 구자욱의 복귀로 새 출발을 다짐했다. 구자욱은 22일 고척 키움전에서 2번타자 우익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컴백을 알렸다. 그러나 구자욱은 외야 플라이 3개와 내야 땅볼 1개에 그치며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말았다. 삼성은 그렇게 2-3 역전패를 당하고 12연패 수렁에 빠졌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구자욱은 23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난 구자욱은 3회초 1사 1,2루 찬스가 다가왔지만 풀카운트 접전 끝에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구자욱은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서 볼 3개를 고르며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구자욱은 요키시와 끈질긴 승부를 했다. 파울 타구만 5개를 양산하며 어떻게든 방망이에 공을 맞히려 애를 썼다. 그러나 결국 10구째 들어온 스트라이크를 바라만 보면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삼성은 구자욱에 이어 호세 피렐라와 오재일도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구자욱에게 또 한번 기회가 온 것은 8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였다. 최원태와 마주한 구자욱은 7연속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안타를 향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으나 11구째 들어온 130km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에 그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삼성은 끝내 0-6으로 완패를 당하면서 13연패라는 큰 상처를 입었다.
구자욱은 자신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사이에 팀이 창단 최다인 11연패 수렁에 빠져 있어 어느 때보다 팀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후반기 복귀 의지를 불태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공백기를 가진 탓인지 구자욱의 방망이는 무거워 보였다. 이틀 동안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구자욱. 삼성도 '구자욱 효과'를 기대했지만 구자욱은 끝내 연패 탈출의 해결사가 되지 못하면서 지금도 연패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현실이다.
[삼성 구자욱이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