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즐기는 팬들은 오는 6일 개막하는 2022~2023시즌부터 전면 유료화라는 변화에 직면했다. EPL 득점왕 수성에 나선 손흥민(30)이 뛰는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도 이젠 예외가 아니다.
국내 중계를 맡고 있는 스포티비는 지난 3일 “손흥민의 토트넘 경기가 이번 시즌부터는 유료 TV 채널인 SPOTV ON에서 생중계된다. PC 및 모바일 등 온라인 중계는 SPOTV NOW를 통해 서비스된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는 이미 지난 시즌부터 보편적 시청권(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이벤트는 전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개념) 문제로 토트넘 경기를 무료로 제공했을 뿐 나머지 EPL 경기는 월 1만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하는 유료 채널로 전환했다. 유일한 예외였던 토트넘도 이번 시즌부터는 과금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스포티비의 설명이다.
스포티비가 국내에서 스포츠는 무료라는 인식을 깬 것은 역시 돈 문제다. 스포츠 중계가 보장하는 시청률을 기반으로 판매되는 광고 수익이나 수신료 등 기존 수익으로는 한없이 올라가는 중계권 비용을 견디기 어렵다.
실제로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뛰고 있는 EPL은 2013년 연간 1330만 달러에 중계권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는 두 배를 훌쩍 넘긴 3000만 달러에 계약이 체결됐다. 스포티비는 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편으로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 경기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 플레이에 넘기기도 했다. 스포티비를 운영하는 에이클라의 한 관계자는 “사실 쿠팡 플레이에서 본다는 것도 이미 토트넘 경기는 유료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티비의 EPL 유료화 전환이 국내 스포츠 중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라도 중계를 보는 이들이 늘어난다면 앞으로 다양한 종목에서 비슷한 시도가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실패로 돌아간다면 팬들과 접점이 줄어드는 악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