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아프다는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선수인데, 저 정도로 아파한다면 굉장히 아픈 것이다."
김재환(34)과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유희관(36) 해설위원의 말이었다. 평소 아프다는 내색을 잘 하지 않는 김재환이 자신의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정통으로 맞아 쓰러졌다. 향후 부상 상태에 신경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 베어스는 5일 오후 6시 30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운명의 주말 3연전을 치른다. KIA가 5위(48승1무46패), 두산은 6위(41승2무50패). 4일 경기서 두 팀이 나란히 패하면서 승차는 5.5경기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KIA가 5강권을 확실하게 지킬 수도, 아니면 반대로 5강 싸움이 대혼전 양상으로 빠질 수도 있다.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맞대결이다. 다만 두산은 팀을 대표하는 4번 타자 김재환의 몸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재환은 전날(4일) 잠실 삼성전에서 첫 타석을 소화하다가 중도에 교체됐다. 팀이 0-4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김재환은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원태인의 제 7구째. 커터(140km)를 향해 김재환이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타구는 김재환의 오른쪽 무릎 안쪽을 정통으로 강타했다.
김재환은 그 자리에 쓰러진 채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즉각 두산 트레이너와 강석천 수석코치가 나와 몸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김재환은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TV 중계 화면에는 그가 주먹을 꽉 쥔 손이 벌벌 떨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눈에 보기에도 그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동작이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했던 유희관 해설위원은 "(정강이) 보호대 위쪽에 맞아 굉장히 아플 것으로 보인다"며 "김재환은 평소에도 아프다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선수다. 그런데 저 정도로 아파하며 일어나지 못할 정도면 굉장히 아픈 것이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걱정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김재환은 더 이상 뛰지 못한 채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경기장에서 퇴장했다. 1루 쪽 두산 관중석에서는 그의 쾌유를 바라는 박수가 쏟아졌다.
일단 천만다행으로 골절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김재환은 우측 무릎 타박상을 입었다"며 "아이싱 치료를 한 뒤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환은 올 시즌 8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4(321타수 75안타) 16홈런 51타점 46득점 OPS 0.790을 기록 중이다. 두산 베어스 부동의 4번 타자.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김재환과 양석환이 너무 잘 맞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결국 김재환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두산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물론, 팬들까지 김재환의 부상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