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최대어 심준석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한화 정민철 단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0.1이닝 4사구 4개를 내주며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심준석의 투구 장면(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신월]
고교 최대어 투수 덕수고 심준석이 대통령배 첫 등판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와 한화 이글스 정민철 단장이 보는 가운데 0.1이닝 동안 4사구만 4개를 내주고 일찌감치 교체됐다.
심준석은 8월 5일 서울 신월야구공원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2회전 충암고 전에서 3대 0앞선 3회말 1사 2루에서 선발 김승준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나왔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을 동안 볼넷 2개와 몸에맞는 볼 2개를 내주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이날 경기는 심준석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심준석은 앞선 청룡기 대회에서 제구 난조로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9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표팀 엔트리에서도 탈락했다. 신인드래프트 참가신청 마감일(8월 16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사실상 이번 대통령배가 실력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였다.
대회를 앞두고 분위기는 좋았다. 고려대, 단국대 등 대학팀 상대 연습경기에서 최고 157km/h 강속구를 마음껏 뿌리며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문제 됐던 제구 불안도 어느 정도 사라진 모습. 신흥고 상대 연습경기 때는 자신의 최고구속인 160km/h를 던지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날 덕수고의 첫 경기를 앞두고 신월야구장에는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스카우트가 심준석을 보러 방문했다. 또 전면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 정민철 단장도 직접 방문해 관전했다. 지상파 방송과 보도채널도 취재하러 오는 등 심준석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2회부터 몸을 풀기 시작한 심준석은 3대 0으로 앞선 3회말 1사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연습경기 때와 달리 전체적인 제구가 다소 높게 형성됐다. 페이크 번트 모션을 취하며 심준석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린 충암고 타자들의 전략이 통했다.
첫 타자 임준하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2번 이선우 타석에서 또 볼넷이 나왔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됐다.
3번 우승원 타석에선 좋은 공을 던졌다. 앞 타자들과 달리 공이 낮게 깔리면서 3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4번타자 김동헌 타석에서도 유리한 카운트를 먼저 잡았다. 그러나 타자 몸쪽으로 던진 공이 김동헌의 팔꿈치에 맞으면서,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이 되고 말았다.
5번 박채울 타석에서도 몸쪽 공이 타자 손 부근을 강타해 연속 밀어내기. 점수는 3대 2가 됐다. 결국 덕수고는 2사 만루에서 심준석을 교체했다. 0.1이닝 4사구 4개와 1탈삼진 1실점이 이날 심준석의 최정 기록. 충암고가 만루에서 추가득점에 실패해 심준석의 자책점은 더 늘어나지 않았다.
심준석의 전력투구(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이날 심준석은 최고구속 157km/h에 최저 150km/h, 평균구속 154km/h를 기록했다. 커브는 123km/h. 경기를 지켜본 모 구단 스카우트는 "처음 올라와서는 나쁘지 않았는데, 카운트가 불리해진 뒤부터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 나온 게 아쉬웠다"고 평했다.
심준석은 대통령배가 끝난 뒤 드래프트 참가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 제구 약점이 개선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았지만, 일단 첫 등판은 아쉬운 결과로 돌아왔다. 남은 대회 기간 심준석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