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두산과 한화는 트레이드 한 건을 성공 시켰다.
당시 한화 단장이던 박종훈 단장은 "두산이 정말 큰 결심을 내려줬다. 두산이 받아줄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던 트레이드가 성사 됐다. 우리를 한 번 크게 도와줬다고 생각한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감격했었다.
그러나 두산도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당시 두산 관계자는 "우리가 오랜 기간 동안 눈여겨 보고 있던 선수다. 우타 거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선수다. 손해보는 트레이드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었다.시간이 흘러 트레이드의 성패는 확실하게 갈리고 있다.
당시 한화로 건너 온 선수는 포수 최재훈이었다. 양의지 박세혁에 가려 있어 그렇지 가능성을 크게 인정 받았던 선수다.
그리고 실제 주전 포수로 자리 잡은 뒤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엔 한화와 무려 5년 54억의 대박 FA 계약을 성사 시켰다. 올 시즌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의 주축 선수로 한화를 이끌고 있다.
반면 두산으로 건너왔던 신성현(32)은 아직도 유망주에 머물러 있다.
2군에선 타격왕을 차지하는 등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하지만 1군에선 좀처럼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내야에서 외야까지 수비 범위를 넓혀 봤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엔 방출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신성현의 활용 범위가 대단히 좁다는 것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수비에서도 확실하게 자리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비에서 강점도 찾기 힘들다. 공격도 애매하다. 믿고 맡길 수 있는 타격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군에선 확실하게 자리가 없다고 봐야 한다. 확실한 자기 무기가 필요한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마디로 '계륵'이 됐다는 뜻이다. 수비에서 확실한 장점을 보이지 못해 대수비로도 쓰기 어렵고 타격 능력은 1군에서 통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만 확인 시키고 있다.
2군에서 좋은 보고가 올라와 1군에 불러 올리면 그 기량이 나오지 않아 딱히 쓸 자리가 애매한 선수가 되고 말았다.
신성현은 분명 재능을 인정 받았던 선수다.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서 4라운드에 지명을 받은 경험이 있는 선수다. 두산도 주축이 될 수 있는 포수를 선뜻 내주며 영입했을 정도로 기대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1군의 벽은 높기만 했다. 1군에만 올라오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씁쓸히 짐을 챙겨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신성현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1군에서 확실한 임팩트를 남기기 전에는 기회를 노리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신성현이 두산 이적 후 기록한 타율은 0.161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던 그 잠재력은 언제쯤 폭발할 수 있을까. 현실은 '계륵'에 더 가깝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는 수 밖에 없다. 심성현에게는 대단히 아까운 시간이 자꾸만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