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글쎄요, 하늘만 알 것 같다. 우리가 가던 길을 가겠다.”
LG 간판스타 김현수는 10일 대구 삼성전서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서 위와 같이 말했다. 신중한 코멘트였지만,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LG의 요즘 분위기를 잘 알 수 있었다.
LG가 다시 대역전 페넌트레이스 우승 꿈을 꾼다. 6~7일 SSG와의 홈 2연전을 1무1패로 마치면서 4경기 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그러나 이후 3경기서 2승1패를 거둔 사이 SSG가 3연패로 미끄러지며 3경기 차로 좁혔다.
SSG는 8월 말부터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대량실점한다. 마운드가 계산된 투구를 하면 타선이 안 터진다. 하락세의 시작은 안 해야 할 실책에 의한 실점과 그에 의한 패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형적으로 ‘뭘 해도 안 되는 집안’이다. 최근 10경기만 보면 SSG는 2승1무7패, LG는 7승1무2패.
SSG로선 충격이다. LG와의 6~7일 잠실 2연전을 1승1무로 잘 넘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3경기 내용이 너무 안 좋았다. 두 팀은 여전히 인천에서 마지막 맞대결 1경기가 남아있다. 이제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타 구단 한 지도자는 냉정하게 흐름을 짚었다. LG가 역전 우승한다고 단언만 하지 않았을 뿐,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일반적으로 3경기 차를 극복하려면 1개월이 걸리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다. SSG가 급격히 쫓기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 지도자는 “뒤만 보면 LG가 (SSG보다)낫다”라고 했다. 필승계투조의 무게감을 의미한다. 실제 LG 마무리 고우석, 메인 셋업맨 정우영, 이정용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10개 구단 최강이다. 이들을 뒷받침하는 김대유, 진해수, 김진성 등의 무게감도 상당하다. 추격조가 아니다.
반면 SSG는 시즌 내내 마무리가 지속적으로 바뀌었다. 우여곡절 끝에 문승원이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완벽하게 검증된 건 아니다. 결국 김택형, 노경은, 서진용, 고효준 등이 필승조를 맡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LG보다 기복이 있는 편이다.
김광현과 윌머 폰트가 이끄는 SSG 선발진이 리그 최강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지도자는 “LG도 켈리가 있다”라고 했다. 케이시 캘리와 아담 플럿코 원투펀치가 전혀 밀리지 않는다. 3~5선발 무게감이 떨어지는 부분은 불펜 물량공세로 대처할 수 있다.
여기에 타선의 흐름과 완성도, 수비력, 전체적인 뎁스에서도 LG가 SSG에 밀리지 않는다. 결국 전력만 보면 두 팀은 대등하다. 오히려 뒷문은 LG가 낫다는 게 이 지도자의 시각이다. LG가 SSG보다 4경기를 더 치르는 것도 현재의 흐름에선 LG에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결정적으로 SSG는 쫓기는 입장이다. 반면 LG는 부담 없이 쫓는 입장이다. SSG는 1위를 지켜야 본전이다. 하지만, LG는 3위로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 3위 KT와 4위 키움이 2위까지 치고 올라올 정도의 힘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어쩌면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스포츠가 멘탈 싸움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시점에서 두 팀의 흐름이 정반대로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계속 좋기만 하거나, 계속 안 좋기만 한 팀은 없다.
하지만, SSG가 쫓기고 LG가 부담이 없는 건 시즌 마지막 날까지 변하지 않을 듯하다. 이로써 SSG의 선두 독주는 사실상 끝났다. 이제 선두싸움은 완벽한 2파전이다. 야구 팬들에겐 ‘꿀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