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프로 통산 457경기 112승 79패 32홀드 1세이브를 기록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좌완 투수 차우찬(35)이 지난 2020 도쿄올림픽 이후 432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차우찬은 10일 경기도 이천 야구장에서 진행된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2군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2.1이닝 1볼넷 1탈삼진 28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희망을 던졌다.
지난해 차우찬은 어깨 극상근 파열로 4월까지 제대로 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어깨 통증으로 오랜 재활을 거친 뒤 6월이 돼서야 복귀했다. 당시 소속팀에서 관리를 받으며 등판 일자 조정을 받던 차우찬이었기에 대표팀 차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그의 경험을 높이사면서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합류 시켰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었고 도쿄올림픽이 이후 왼쪽 어깨 극상근 파열·관절와순 손상으로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1년 넘게 기약 없는 재활을 거쳤다.
그리고 드디어 복귀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퓨처스리그 경기였지만 두산의 타순을 보면 1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선수들로 포진되어 있었다. 차우찬은 안권수-김인태-송승환-홍성호-최용제-신민철-강동형-서예일을 차례로 상대했고 2이닝 연속 삼자 범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패스트볼 스피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34㎞였고 평균 구속은 131㎞였다. 물론 수술 이후 1군은 물론 2군 등판도 없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첫 실전 경기에서 구속은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지금의 구속 저하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닌 영구적 구위 저하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30대 중반의 투수들은 한 번 몸에 이상이 생기면 예전의 구위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 차우찬은 지난 2018 시즌부터 패스트볼 구속은 꾸준히 떨어졌고 이후 구속이 아닌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제구와 완급조절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로 변화했다. 하지만 차우찬은 여러 번의 수술과 재활을 거친 투수다. 변화구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패스트볼 구속을 갖춰야 하는데 그 수준까지 도달할지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여름 차우찬 복귀에 대해 "올해는 전력으로 생각할 수도, 들어올 수도 없다. 올 시즌에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다. 재활 과정 자체가 1년이 걸렸다"라며 아쉬워했다.
비록 올 시즌 전력 구상에서는 제외됐지만 차우찬에게 앞으로의 등판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올 시즌이 LG와 계약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시즌 종료 후 LG뿐 아니라 타팀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등판에서 어떤 투구를 선보이는지에 따라 선수 생활 은퇴 기로에 설 수 있다.
과거 삼성왕조 마운드의 주축 선수였고 2017년 LG로 이적 후 2019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는 등 LG 마운드의 에이스였던 차우찬이 건강한 모습으로 투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