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인터뷰]황선홍 감독이 말하는 월드컵, 황금세대, 이강인, 그리고 금메달

183 0 0 2022-12-30 16:08: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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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박찬준 기자]2022년 한국 축구는 '꽃길'을 걸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2010년 남아공대회 후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뚝심도 빛났지만, 그 속에 자리한 '황금세대'들이 눈에 띄었다. 이른바 '92세대', '96세대'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형성된 '특별한 그룹'이다. '92세대'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멤버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한국 축구는 당시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재성(마인츠) 김진수(전북) 손준호(산둥 타이산) 등이 주축 멤버였다. 이때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손흥민(토트넘) 황의조(올림피아코스) 권경원(감바 오사카)도 1992년생이다. '92세대'는 한국 축구의 현재라 불리며, 대표팀의 핵심으로 활동 중이다.

'96세대'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통해 탄생했다. 손흥민-황의조가 와일드카드로 활약하며, 또 다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때 핵심이 1996년생 김민재(나폴리)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나상호(서울) 조유민(대전)이다. 한 살 많지만 김문환(전북)도 '범 96세대'로 꼽힌다. '92세대'와 '96세대'는 빠르게 세계 무대로 눈을 돌렸고, 그래서 한국 축구의 힘을 업그레이드시켰다. 벤투 감독은 '92세대'를 중심으로 '96세대'를 버무리며,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23년는 황선홍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해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송년 인터뷰를 가진 그가 꺼낸 화두도 '새로운 세대론'이다. 그래서 주목할만하다. 그는 "아시아권에 머물 것이 아니라, 목표를 크게 잡고 세계적으로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연령별 대표팀은 A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상 첫 동메달을 달성한 '런던 세대'도 오랜 기간 한국 축구의 주축으로 활약하지 않았나. 이제 '92세대'가 서서히 내려갈테고, 그렇다면 '96세대'를 이을 '새로운 세대'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화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일찌감치 상무(군팀)로 가는 게 트렌드가 되면서 현실적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감하게 올림픽 경쟁력을 높여서 이를 경험하고, 이겨낸 선수들이 유럽 등으로 이적하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 실제 일본이나 우즈베키스탄 같은 팀들 모두 23세 이하가 아닌 21세 이하가 주축이다. A대표팀 전력 향상을 위해서도 이게 맞다. A대표팀이 건강해지려면 21세 선수들이 4~5명 정도 합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감독도 이에 맞춰 현재 21세 이하 선수 위주로 팀을 운영 중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황 감독은 K리그는 물론, 대학, 고등학교 무대까지 챙겨보며 숨은 '원석'을 찾고 있다.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던 황 감독은 연말 귀한 경험을 했다. 김은중 U-20 대표팀 감독, 변성환 U-17 대표팀 감독 등과 함께 카타르에 머물며, 월드컵을 직접 지켜봤다. 무려 21경기나 '직관'했다. 그는 "민박집 아저씨 차를 타고 하루에 '두 탕'씩 뛰는 강행군을 펼쳤다. 집에 오면 못본 경기 보고, 아침 먹고 TV로 또 보고 그랬다"고 웃었다. 그는 세계 축구의 흐름과 트렌드를 목도했다. 황 감독은 "이제 좋은 팀일수록 경기 준비나 모델이 없는 거 같다. 프랑스, 브라질, 아르헨티나는 동기부여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공격에서 확실히 사이드가 중요해졌다. 가운데가 더욱 콤팩트해져서, 가운데를 열어서 들어가려는 팀이 없더라. 측면 미드필더나 풀백들에게 더 많은 기능이 앞으로 요구될 거다. 전술적인 움직임도 제한적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아이디어도 얻었다. 가장 인상적인 팀은 크로아티아였다. 황 감독은 "미드필드 운영이 인상적이었다. 4강까지 간 것이 결코 이변이 아니다. 모로코도 잘 했다"고 했다. 일본 축구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는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못 이기고 화낼 정도의 팀이 됐다. 순간순간 전술 변화가 눈에 띄었다. 전반은 비대칭 형태로 빌드업을 하면서 수비 위주로 갔는데, 후반에는 확 달라지더라. 선수들의 개개인 수준도 높았고, 확실히 세계 무대와 경쟁하는 클래스가 됐다"고 평가했다.

2022년 롤러코스터를 탔던 황 감독은 새해에는 '증명의 무대'에 나서야 한다. 바로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이다. 내년 한국 축구 캘린더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민이 많다. 당장 일정만 봐도 머리가 아프다. 9월 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원화가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1년 미뤄진 항저우아시안게임은 아직 연령 제한이 1999년생까지인지, 2000년생까지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황 감독은 "일단 3월까지는 2001년생 위주로 가기로 결정했지만, 이후는 어떻게 해야할지 협회와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운영될 지에 따라 팀 구성이 달라지는만큼, 선발부터 운영까지 고민투성이다. 와일드카드도 찾아야 한다. 황 감독은 월드컵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이강인(마요르카)을 중심으로 팀을 짤 계획이다. 그는 "이강인은 확실히 특별한 것을 갖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봤듯, 수비나 스피드면에서도 많이 좋아졌다. 뛰지는 않았지만 월드컵을 경험한 스트라이커 오현규(수원)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경쟁자인 일본과 우즈벡의 전략이 만만치 않아, 더욱 신경이 쓰인다. 황 감독은 지난해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아팀들의 수준 향상을 지켜봤다. 황 감독은 "일본 축구가 확실히 달라졌다. 스타일에서 더이상 예전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아니다. 우즈벡은 우리가 3번이나 부딪혔는데, 무척 강하다. 리그에 단일팀으로 참가할 정도로, 이 세대에 대한 관심도 크다"고 했다. 동남아, 중동팀들도 갈수록 올라오고 있다. 그럼에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이 될 2014년 U-23 아시안컵 본선 진출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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