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러시아가 아시아 대신 유럽에 남기로 한 건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러시아축구연맹은 3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FC(아시아축구연맹) 가입 의지를 철회하고 UEFA(유럽축구연맹)에 잔류한다고 발표했다.
알렉산더 디유코프 러시아축구연맹 회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회는 UEFA에 러시아 클럽과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 최대한 빠르게 복귀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 결성을 제안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제안은 클럽과 대표팀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되돌리고 로드맵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 그룹은 연휴 뒤에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UEFA와 이 그룹을 만드는 데 대한 사전 합의에 도달했다. 로드맵은 4월 안에 만들어져야 한다"라며 "곧 우리는 누가 그 그룹에 들어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자 FIFA(국제축구연맹)와 UEFA는 3월 1일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러시아 축구 대표팀과 클럽들의 주관대회 출전을 모두 금지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일정이 취소됐고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에 참여했던 러시아 클럽들의 출전권 역시 박탈됐다.
디유코프 회장은 아시아로의 급진적인 선택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로 AFC 합류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는 해당 질문에 대해 "아무도 그걸 보장해줄 수 없다. 오직 FIFA만 그런 보장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소속을) 바꿀 수 있었지만,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 아시아가 우리를 받아줄 준비가 돼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를 보장할 문서를 요청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들의 포지션을 신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디유코프 회장은 "우리는 UEFA에 떠날 의사를 담은 어떠한 문서를 전하지 않았다. 잘못 알려졌다"라며 "한 주 전, 우리는 어떠한 명확한 해결책을 갖지 못했다. 마치 우리가 AFC에서 뛸 것처럼 알려졌다. 하지만 난 왜 이 전환이 필요한지 질문을 받았고 그 논쟁에 대해 답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우리가 유럽과 이념적으로 상충돼있다고 말한 건 UEFA나 축구적으로 말한 게 아니다. 정치적인 입장이었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바꿀 3달이 있다. 정치가 축구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상호 연관돼 있다. 우리는 얼마나 그 영향력이 큰지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축구를 통해 정치적으로도 유럽과 손을 내밀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디유코프 회장은 지난 23일 집행위원회 뒤 기자회견에서 "만일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며 "AFC는 우리를 받아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