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요르카의 이강인이 28일(한국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 카디스에 있는 라몬 드 카란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스페인 라 리가 19라운드 카디스 원정 경기에서 공을 제어하고 있다. 카디스 |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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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팀의 참담한 패배 속에서도 이강인(22)의 가치는 돋보였다. 왜 마요르카 구단이 그를 붙잡으려고 하는지 느끼게 했다.
이강인이 마요르카 구단과 불화설에 휩싸인 이후 첫 실전 경기에서 매서운 발끝을 뽐냈다. 그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 카디스에 있는 라몬 드 카란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스페인 라 리가 19라운드 카디스와 원정 경기에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 후반 28분 앙헬 로드리게스와 교체될 때까지 뛰었다.
출전 자체만으로도 국내는 물론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올 시즌 마요르카의 핵심 미드필더로 성장한 이강인은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맹활약,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타 팀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마요르카 구단은 바이아웃 금액(3000만 유로 추정)을 지급하는 조건이 아니면 이강인을 내줄 수 없다면서 ‘이적 불가 선언’을 했다. ‘마르카’지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라 리가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라이턴 등이 관심을 뒀지만, 마요르카 구단은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이강인은 이런 태도에 실망한 듯 구단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취소하며 갈등 논란에 불을 지폈다. 마요르카 주장 안토니오 라이요가 이강인에게 ‘평정심’을 요구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을까. 카디스 원정에 동행한 이강인은 프로답게 뛰었다. 마요르카는 강등권 탈출 경쟁하는 카디스의 타이트한 수비, 거친 압박에 90분 내내 고전했다. 전반 10분 테오 봉곤다, 전반 38분 알렉스 페르난데스(PK 득점)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졌다. 팀의 저조한 경기력에도 이강인만큼은 달랐다. 후반 3분 왼쪽 측면에서 정교한 탈압박으로 상대 반칙을 끌어냈다. 후반 27분에도 미드필드 왼쪽에서 환상적인 탈압박으로 수비 견제를 따돌린 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티노 카더웨어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건넸다. 카더웨어가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들어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위력이 없어 이강인의 공격 포인트로 이어지진 않았다.
| 카디스-마요르카전 공격 분포도. 출처 | 후스코어드닷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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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들의 평균 위치. 출처 | 후스코어드닷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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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이날 패스 성공률 86.7%와 더불어 키패스만 2회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마요르카의 공격 분포도는 이강인의 왼쪽 측면이 42%에 달했다. 선수 개인 평균 위치를 보더라도 이강인이 원톱 베다트 무리키보다 높은 곳에서 뛰었다. 정작 동료의 지원 사격을 받지 못해 이렇다 할 득점 기회는 잡지 못했다. 그러나 창의적인 패스와 투쟁심 등 이강인만의 매력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