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시리즈 '웰컴 투 렉섬' 이미지[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우리가 제일 잘나가.'
영화 '데드풀' 주연배우로 잘 알려진 헐리웃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가 인수한 잉글랜드 5부리그 구단이 남다른 인기와 뛰어난 성적으로 현지에서 연일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1864년에 창단, 웨일스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구단인 렉섬AFC는 웬만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뺨치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레이놀즈와 동료 배우 롭 맥엘헨리가 2020년 11월 소유권을 사들여 공동구단주가 된 이후로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렉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총 팔로워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트위터 약 32만2000명, 인스타그램 약 35만6000명, 틱톡 약 58만명이다. 2019년 9월 1만6181회에 불과했던 렉섬 위키피디아 방문횟수가 3년 뒤 4902% 증가해 80만9410회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한달 평균 방문횟수는 약 26만6570회다. 이는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약 29만3000회)과 큰 차이가 없다.
렉섬을 기록한 FX 다큐멘터리 시리즈 '웰컴 투 렉섬'의 방영과 최근 도드라진 성적이 폭발적인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렉섬은 2022~2023시즌 잉글랜드 5부리그(내셔널리그) 27경기에서 20승 5무 2패 승점 65점을 쓸어담으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한 경기 더 치른 2위 노츠 카운티와 승점 동률로, 득실차에서 2골 앞섰다. 참고로 노츠카운티의 틱톡 팔로워는 2778명이다.
로이터 연합뉴스AP연합뉴스레이놀즈 구단주의 열정이 잠자던 렉섬을 깨웠다. 레이놀즈는 스포츠방송 'ESPN'과 인터뷰에서 "2년 전만 해도 스포츠에 대해 지금과 같은 열정은 없었다. 어떤 면에서 나는 이걸 전염병이라고 본다. 열정 없이는 위대한 일을 할 수 없다"며 "미친 소리 같겠지만, 우리는 프리미어리그를 누비고 싶다. 그곳에 가기 위해 마지막 피 한 방울을 흘리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렉섬은 지난 8일, 리그 레벨이 3단계 높은 코번트리(2부)와의 FA컵 64강에서 4대3으로 짜릿하게 승리하며 32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30일 셰필드유나이티드(2부)와의 32강에서 승리할 경우 FA컵 역사상 11번째로 16강에 오르는 5부리그 팀으로 등극한다. 'AP 통신'은 27일 '렉섬이 FA컵에서 헐리웃 영화와 같은 엔딩을 바라보고 있다'며 렉섬발 돌풍을 주목했다.
레이놀즈는 가족과 함께 코번트리전을 시청하며 소리를 지르고 '마약을 흡입한 호랑이처럼' 테이블 주변을 서성거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요새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이 '데드풀' 보단 '렉섬'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한다며 일상생활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레이놀즈와 맥엘헨리는 지난해 12월 렉섬 홈경기장에서 영국 국왕인 찰스 3세를 만났다.
영화 '데블스 오운'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에 출연했던 맥엘헨리는 "우리는 풍부한 역사와 스토리를 지닌 클럽에 투자할 좋은 기회를 얻었다. 미국 스포츠에선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렉섬의 영광을 되돌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당장의 목표는 15년만에 잉글리시 풋볼리그(프로리그, 2~4부) 승격을 이루는 것, 그리고 셰필드를 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