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 이강인. /사진=이강인 SNS 캡처겨울 이적시장 내내 뜨거웠던 이강인(22·마요르카)의 이적설은 결국 결실 없이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을 중심으로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까지 영입전에 뛰어들었지만 최종 결론은 '잔류'였다. 그 배경엔 감독에 이어 단장까지 확언한 '3000만 유로(약 403억원)'의 비상식적인 바이아웃 조항이 있었다.
파블로 오르텔스 마요르카 단장은 2일(한국시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강인에 대한 모든 이적 제안은 구단에서 검토하긴 했지만 그게 이적을 수락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앞서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의 바이아웃을 3000만 유로로 설명한 건 틀린 말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현지 언론들을 통해 이강인이 바이아웃은 1700만 유로(약 228억원)로 알려졌지만, 이후 아기레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3000만 유로라고 직접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아기레 감독이 이강인을 이적시키지 않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의혹도 나왔으나 단장이 직접 이강인의 바이아웃이 3000만 유로라는 데 쐐기를 박은 것이다.
올여름에는 바이아웃이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가운데, 감독에 이어 단장이 확언한 3000만 유로의 바이아웃은 비상식적인 수준의 계약에 가깝다. 특히 시즌이 한창인 겨울 이적시장에는 웬만한 구단은 선뜻 지불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마요르카 이강인. /사진=이강인 SNS 캡처바이아웃 조항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계약에 필수로 포함돼야 한다. 이강인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바이아웃에 해당하는 이적료를 제안하면, 마요르카 구단은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자연스레 구단은 선수를 헐값에 빼앗기지 않으려 바이아웃 조항을 높이려 애를 쓰고, 선수 측은 더 큰 구단의 이적 제안을 받았을 때 구단이 거절할 수 없도록 최대한 줄이려 애쓴다.
바이아웃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선수 영입 과정에서 발생한 이적료 규모다. 이적료를 많이 들여 영입한 선수의 바이아웃이 낮으면 구단 입장에선 손해를 보고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유계약 등 이적료가 적게 발생할 경우엔 선수가 바이아웃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게 일반적이다.
이강인의 바이아웃이 3000만 유로에 달한다는 내용이 상식을 벗어난 수준인 이유다. 이강인이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에 입단할 당시 이적료 없이 자유계약으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 마요르카가 다른 구단의 이적 제안을 모두 거절했던 것처럼 이강인 입장에선 그야말로 '족쇄'가 된 것이다.
단장과 감독의 설명대로 이강인의 바이아웃이 3000만 유로에 달한다면 선수 측 에이전트는 그야말로 황당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셈이 된다. 그 결과는 이강인 스스로 불만을 표출할 정도의 '이적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마요르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뛸 수 있는 기회 역시도 미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