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축구 경기장은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는(No Room for Racism)' 곳일까. 모두가 사랑받아야할 곳에서도 손흥민을 비롯해 여러 선수가 관중들의 인종차별로 고통받고 있다.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했다. 손흥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펼쳐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해 쐐기골을 넣으며 토트넘 훗스퍼의 승리를 도왔다.
이것이 '패자' 웨스트햄 팬들에게는 아니꼬왔던 모양이다. 일부 웨스트햄 팬들은 온라인 상으로 손흥민을 향해 "개고기를 먹는 자식" 등 한국의 '개고기 식용'과 관련한 글을 올리며 손흥민을 비하했다.
곧바로 여러 단체의 성토가 이어졌다. 토트넘은 곧바로 공식 SNS를 통해 "우리는 손흥민을 향한 완전히 비난받아야 할 온라인 인종차별 학대를 알게 됐다.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 서서 SNS 회사와 당국에 조치를 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라며 그들을 비난했다.
차별 금지 자선 단체 '킥 잇 아웃'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손흥민을 겨냥한 일부의 발언은 역겹다"라며 강력한 어조로 인종차별을 자행한 이들을 힐난했다.
손흥민만 당한 것이 아니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브렌트포드의 공격수 이반 토니도 피해자가 됐다. 토니는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SNS에서 욕설과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마주해야 했다.
당시 브렌트포드는 "우리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이런 일이 몇 번이고 일어날 필요가 있는가?"라며 계속되는 인종차별적 행태를 비판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시 "누구도 토니가 받은 종류의 학대에 직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축구와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은 행동이다"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프리미어리그의 바람과 달리 여전히 축구에서 인종차별은 횡행하고 있다. 비단 잉글랜드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인 축구 리그를 보유하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인종차별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된 지 오래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언제나 인종차별의 표적이 되어 왔다. 이번 시즌 들어서만 수 차례 비니시우스가 관중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하는 장면이 포착되며 수많은 현지 매체의 보도가 쏟아져나왔었다.
지난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니시우스는 19일 치러진 오사수나전에서 마르코 아센시오의 후반 추가시간 골을 함께 축하하다가 근처에 있던 관중에게 인종적으로 학대를 당했다.라리가는 곧바로 고소를 대응했다. '디 애슬래틱'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라리가는 이달 초 마요르카전에서의 사건과 마찬가지로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을 한 오사수나 관중을 공식적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방책이다. 라리가는 기존에 폭력방지위원회를 통해 해당 건들을 심사했지만 실질적인 징계의 부재라는 한계를 맛봐야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직접 검찰을 통해 고소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그 어떤 곳에도 없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축구장에는 여러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이 만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