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가 괜히 국제 유망주 랭킹 1위로 선정한 것은 아닌 듯하다. '56홈런'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가 미·일 통산 188승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아치를 그렸다.
다르빗슈는 21일(한국시각) 일본 미야자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캠프에서 첫 라이브 피칭에 나섰다. 이날 다르빗슈는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비롯해 오시마 타쿠미, 오카모토 카즈마(이상 요미우리), 콘도 켄스케(소프트뱅크), 마키 슈고(요코하마 DeNA)와 맞대결을 펼쳤다.
다르빗슈는 일본에서 7시즌 동안 뛰며 167경기에 출전해 93승 38패 1홀드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 이후 텍사스 레인저스와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에서 10시즌 동안 95승 7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중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개인 통산 승리만 무려 188승.
다르빗슈는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이던 지난 2011년 10월 29일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세이부 라이온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 이후 무려 4133일 만에 일본 구장에서 투구에 임했다. 비록 실전 경기는 아니었지만, 실전에 가까운 상황에서 투구를 펼친 다르빗슈는 이날 무라카미에게 일격을 당했다.
무라카미는 현재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지난해 지난해 5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회장을 제치고 한 시즌 일본인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하는 등 최연소 '트리플크라운'과 함께 '만장일치' 센트럴리그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무라카미는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는 무라카미를 국제 유망주 랭킹 1위로 선정할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갖춘 선수로 현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수라고봐도 무방하다. 통산 성적은 5시즌 동안 553경기에서 543안타 160홈런 430타점 343득점 타율 0.281 OPS 0.988을 기록하고 있다.
다르빗슈는 이날 무라카미를 상대로 총 6구를 던졌다. 다르빗슈는 초구에 무라카미의 헛스윙을 이끌어냈고, 2구째에 볼을 기록했다. 이어 3구째는 스트라이크존에 볼을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4구째에 무라카미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스윗스팟에 맞은 타구는 담장을 향해 뻗어나갔다. 그리고 백스크린을 직격하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후 다르빗슈는 5구째에 무라카미에게 1루수 땅볼성 타구를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6구째 무라카미에게 다시 한번 좌익수 앞쪽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를 내주며, 2피안타(1피홈런)를 기록하게 됐다. 일본 언론은 무라카미의 홈런 소식 앞다투어 보도했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홈런을 맞은 후 "공개처형하지 마!"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무라카미는 "나도 필사적으로 임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무라카미는 "2009년 WBC에서 다르빗슈 선배가 마무리로 등판했을 때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함께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TV에서만 보던 사람"이라며 "정말 행복하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