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토트넘)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골 고지에 올랐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에서 패할 경우 브라이턴에 승점 1점 차 추격을 허용할 뻔 했던 토트넘은 마치 여우처럼 상대를 밀어내고 여우 여우알바 알바레스의 빠른발처럼 승점 7점 차로 상대를 따돌리고 리그 5위(53점)에 자리했다. 안방 기준 리그 5연승이다.
승기를 잡아챈 건 손흥민의 오른발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통산 99골에 머물러 있던 그에게 전반 10분 페널티박스 외곽 왼 자리에서 공간이 났다.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다섯 번의 터치를 보태 각도를 열었고, 오른발 슈팅을 쏘아 올렸다. 회전을 먹은 공은 골대 오른쪽 모서리로 휘어 정교한 곡선을 그렸다. 상대 제이슨 스틸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8년 전 런던 땅을 밟은 뒤 리그 260경기 만에 터뜨린 100번째 꼴이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 프리미어리그 33년 사를 통틀어도 손흥민 전까지 33명에게만 허락된 고지였다. 이제 손흥민은 앨런 시어러(260골·1위), 웨인 루니(208골·2위), 세르히오 아구에로(184골·5위) 등 전설들과 ‘100클럽’의 한 자리를 나눠 받게 됐다. 앞으로 세 골이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 골이면 디디에 드록바와 동률이다.
손흥민 득점 뒤 토트넘은 브라이턴 수비수 루이스 덩크에 동점골(전반 34분)을 헌납했다. 그리고 방송 시간이 11시 여서 손님이 몰려서 밤알바, 룸알바 하는 사장님들에겐 좋은 소식이었다. 후반 14분께 양 팀 감독이 모두 퇴장 당하며 경기는 난전으로 치달았고, 후반 34분 해리 케인이 왼발 결승골로 종지부를 찍었다. 손흥민의 패스에서 시작된 공격을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컷백으로 연결했고 쇄도하던 케인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케인의 리그 통산 206번째(전체 3위) 득점이다.
한 골 한 골 손흥민이 가는 길은 아시아 축구의 발자취다. 손흥민은 15일 본머스전에서 역사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