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부담을 느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100골을 넣은 손흥민(31·토트넘·사진)이 이번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신의 득점력과 관련해 부담과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이유가 뭐였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변명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10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더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은 환상적이었다. 득점왕에 오른 것은 마법 같은 순간이었고 내게 엄청난 자신감을 가져다줬다”며 “새 시즌이 시작되자 모두가 내게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득점왕에 올랐다’며 엄청난 활약을 기대했고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되면서 압박도 컸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에서 23골을 터뜨리며 무함마드 살라흐(31·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 등극이었다.
손흥민은 8일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 EPL 통산 100호이자 이번 시즌 7호 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득점력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손흥민은 EPL에 데뷔한 2015∼2016시즌(4골)을 제외하고는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경기력과 관련해 핑계를 대려면 정말 많다. 하지만 나는 ‘그게 내 진짜 모습이 아니었다’며 변명하는 타입이 아니다”라며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압박감을 좋아하고 이겨내려고 한다”며 “나는 완벽한 선수가 아니다. 30대가 됐지만 여전히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의 소속 팀 토트넘은 이번 시즌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마지막 8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면서 극적으로 골든부트(EPL 득점왕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3골을 더 보태면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다. 손흥민은 “앞으로 남은 리그 마지막 8경기는 나와 팀에 매우 중요하다”며 “EPL 100골을 달성한 건 멋진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팀이 승점 3을 따는 것이다. 계속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가능한 한 많은 방법으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11일 현재 토트넘은 승점 53(16승 5무 9패)으로 리그 5위다.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6)에 승점 3이 뒤져 있다. EPL에서는 4위까지만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