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이 '남아 달라'고 해 줘 고맙다. 그 마음이 참 고맙다."
올 시즌을 끝으로 삼성 라이온즈에서는 3명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강민호와 박해민, 그리고 이번 FA 시장에서 유일한 선발 투수인 백정현이다. 동료들은 전원 잔류를 희망한다. 원태인은 지난 4일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한 자선야구대회를 통해 "모두 삼성의 주축들이신데, 남아 주셔야 내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며 "모두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들이다. 잡아 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백정현은 그 마음이 고맙다. 최근 한국은퇴선수협회와 일구회에서 최고투수상을 받는 등 바쁜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백정현은 "팀 동료들이 '남아 달라'고 해 줘 고맙다. 그 선수들도 나와 같은 상황이 오면 도움을 주고 싶다"며 "시장 평가는 내가 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지 않겠나. 그 마음이 고맙다. 삼성에 오래 있었던 만큼 팬 분들과 동료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려해야 했던 요소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백정현은 올 시즌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24로 맹활약하며 입단 이후 최고의 해를 보냈다. 평균자책점과 승리 부문에서는 각 2위, 공동 4위에 올랐는데, 국내 선발 투수 가운데서는 백정현이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이에 야구인들의 인정을 받고 한은회와 일구회에서 최고투수상을 받았다.
백정현은 자신의 FA와 관련해 "에이전트에게 맡겨 둔 상태다. 계약할 때 연락 달라고 했다. 기다리고 있다. 빨리 하면 좋겠다"면서 "삼성에 있고 싶은 마음이 크다. 조건들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잔류 의사가 협상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불리할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구단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당연히 영입하려 할 거다. 물론 내가 삼성에 남고 싶다고 해서 내 마음대로 남을 수 있는 건 또 아니다. 단지 바람일 뿐이다. 내 말에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전트와 만나 보면 잘 하시더라. 믿고 맡긴다. 내가 요구한 것보다 훨씬 잘 해 주실 분이다. 특별히 요구한 점은 없다"며 "나보다 훨씬 잘 아는 분이다. 그동안 많은 계약을 이끌어 냈다. 내가 보채면 더 그르칠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될 거다"라며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