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류' 마이클 로렌젠(29)이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에 이어 투타겸업에 도전한다. 또 다른 이도류 선수가 오타니와 함께 뛴다는 소식에 일본 언론의 기대도 크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디 애슬레틱을 인용해 "오타니와 함께 이도류를 하는 스타일까요? 7년 만에 선발 투수로 도전하는 로렌젠이 자신감을 보였다"라고 소개했다.
올해 FA가 된 로렌젠은 지난달 29일 에인절스와 1년 700만 달러(약 83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최근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에인절스로부터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확인받았다"고 말했다.
2013년 드래프트 1라운드로 신시내티에 지명된 로렌젠은 오타니에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을 하던 선수다. 2015년 데뷔 후 투수로서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고 통산 295경기에 등판해 23승 23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이 중 선발 등판은 데뷔 시즌인 2015년에 몰려있고(26경기 중 21경기) 대부분 불펜으로서만 활약했다.
타자로서도 매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출전했다. 321경기 147타석에 들어서서 타율 0.233, 7홈런 24타점 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로렌젠은 철저히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던 오타니와 달리 외야수로서 수비도 소화했다. 중견수로서 22경기 81이닝, 우익수로서 6경기 6이닝, 좌익수로서 8경기 9이닝이다.
투타겸업을 이도류로 부르는 일본식 표현대로면 수비까지 해낸 로렌젠은 삼도류를 한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타니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로렌젠의 투타겸업은 어디까지나 대타, 대수비 등 한정적으로 이뤄졌다.로렌젠에게 희망이 된 것이 오타니다. 그동안 일시적인 이벤트로 여겨진 투타겸업을 오타니가 MVP 활약으로 끝내 가능한 일이었음을 증명했다. 오타니의 성공으로 로렌젠에게도 투타겸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에인절스가 그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정하진 않았다. 그러나 로렌젠이 직접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에게 "외야 수비와 타격을 준비한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로렌젠은 선발로서 6년 만에 나서는 것에 대해 "나는 전보다 똑똑해지고 경험도 많아졌다. 선발에서나 불펜에서나 내 공은 똑같다. 오히려 현재는 선발로 뛰는 것이 낫다고 느낀다"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어"구단에 (무리하게) 부탁할 생각은 없지만, 난 당연히 타석에 서고 싶다. 내가 (타자로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타격도 잘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풀카운트도 "로렌젠이 오타니와 또 다른 이도류 스타일로 활약할까. 내년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