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나를 인정해주고 대우해준 만큼 그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줘야죠."
SSG 랜더스 캡틴 한유섬(33)은 평소보다 더 큰 책임감을 안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유섬은 지난달 25일 SSG와 5년 총액 60억원(연봉 56억원, 옵션 4억원)에 다년 계약을 해 눈길을 끌었다.
SSG는 한유섬을 비롯해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 등 2022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던 세 선수를 다년 계약으로 미리 묶는 방법을 선택했다. 투타 핵심 선수들과 계속 함께하겠다는 구단의 의지도 컸지만, 팀을 향한 선수들의 애정도 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유섬은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김원형 SSG 감독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유섬과 개인 면담을 하면서 직접 제안했고, 한유섬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스프링캠프가 다가올수록 다년 계약의 가치를 증명하고, 팀의 리더 임무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다. 한유섬은 지난 21일 캠프 훈련지인 제주도로 먼저 이동해 훈련을 시작했다. 한유섬은 31일 제주도에 도착한 SSG 선수단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새 시즌 담금질을 시작했다.
한유섬은 31일 구단을 통해 "처음 다년계약을 했을 때는 홀가분한 마음이 컸는데, 이제 시즌이 조금씩 다가올수록 책임감이 커지는 것 같다. 팀에서 나를 인정해주고 대우해준 만큼 그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이 좋은 순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주장을 맡은 소감도 이야기했다. 한유섬은 "책임감이 막중하다. '내가 어떻게 하고 무엇을 해야지' 이런 것보다는 선후배 동료들과 서로 많은 대화를 해서 맞춰 나가면서 우리 팀이 좋은 팀이 되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SSG 선수단은 한유섬의 무거운 책임감을 덜어주려 하고 있다. 한유섬은 "다년 계약을 하고 감독님께 전화를 드리니 '축하한다.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하던 대로만 잘 부탁한다'고 하셨다. 형들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고마웠다. (김)강민이 형, (최)정이 형, (이)재원이 형 등 예전에 주장을 맡았던 형들이 처음 주장을 맡으면 신경 쓸 게 많아지니까 힘든 게 있으면 언제든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SSG는 지난해 144번째 경기까지 5강 합류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66승64패14무 승률 0.508로 6위에 머물렀다. SSG 선수단은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아쉬운 마음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한유섬은 "지난해 정규시즌 끝자락에 아쉽게, 또 어떻게 보면 허무하게 시즌이 끝나서 선수들도 많이 아쉬웠던 만큼 팬분들도 아쉬웠을 것 같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