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좋은 선발투수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라는 최대어는 물론,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잭 휠러(필라델피아), 류현진(토론토) 등 투수들이 예상대로 좋은 대우를 받았다.
선발 영입이 필요한 팀들로서는 전력 보강의 적기였다. 그간 타선 구성에만 돈을 너무 쓴 나머지 선발이 부실해져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던 LA 에인절스 또한 루머가 무성했다. 에인절스가 스트라스버그, 류현진 등 선발투수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당시 사실상 빈손으로 선발투수 시장에서 물러났다.
류현진 관련 루머는 선수가 LA 지역을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에인절스가 대어보다는 중대형 선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과 결부돼 눈덩이처럼 커졌던 기억이 있다. 물론 결과적으로 류현진에 대한 오퍼는 구체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고, 류현진은 4년 8000만 달러를 제안한 토론토의 손을 잡았다. 이 타이밍을 놓친 에인절스는 그후 2년을 더 고생했다.
토론토 경기의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 스포츠네트워크 '스포츠넷'은 지난 27일(한국시간) 류현진의 LA 에인절스전 등판 당시 이 과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 관심을 모았다. '스포츠넷'은 에인절스가 오타니 쇼헤이(28)를 이미 품에 안고 있었기에 추가적인 선발 보강과 아시아 시장 마케팅에 큰 미련을 두지 않았다고 추측했다.
'스포츠넷'은 "뉴욕 양키스가 콜과 계약하고, 워싱턴이 스트라스버그와 계약했을 때 에인절스가 류현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관심을 보인 팀 중 하나로 보도됐다"면서 "하지만 한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에인절스는 류현진에게 결국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미 다른 아시안 마켓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오타니 쇼헤이였다"라고 설명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이도류로 유명세를 탔던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수많은 구단들이 프리젠테이션까지 하며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썼고, 에인절스는 '투‧타 겸업'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겠다는 청사진을 거하게 내놓은 끝에 오타니의 최종 승낙을 받았다.
그런 오타니는 2018년 팔꿈치 부상으로 미완의 투‧타 겸업에 그쳤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면 선발투수로서 충분한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실제 오타니는 부상 여파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지난해부터는 마운드에서도 자기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2년간 31경기에 나가 12승5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