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 언니가 느끼는 마음이 더 클 수 있다”
인천 신한은행은 2022년 FA(자유계약) 시장에서 상처를 입었다. 원 클럽 플레이어이자 에이스였던 김단비(180cm, F)가 신한은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 4년에 2022~2023 시즌 연봉 총액 4억 5천만 원의 조건으로 아산 우리은행과 계약했다.
앞서 간단히 이야기했듯, 김단비는 신한은행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신한은행 코칭스태프와 사무국 모두 김단비를 당연히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단비는 더 이상 신한은행에서 뛰지 않는다.
신한은행의 홈 코트인 인천도원체육관에는 김단비의 사진이 여러 군데 있었다. 김단비의 잔재(?)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비시즌 훈련을 하고 있는 신한은행 선수들 중에 김단비는 없었다.
김단비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김아름(174cm, F)은 지난 9일 오후 훈련 종료 후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 (김)단비 언니가 이 시기에는 대표팀에 자주 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직전에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것 같다”며 김단비의 부재를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다른 유니폼을 만나고 인사할 때, 뭉클할 것 같다. 그 때서야 실감할 것 같다. 하지만 언니의 감정이 우리보다 클 거라고 생각한다. 신한은행이라는 팀에 오랜 시간 있었기 때문이다”며 김단비가 느낄 감정을 더 강하게 생각했다.
김단비는 운동 능력과 신체 조건을 갖춘 어린 포워드에게 좋은 본보기였다. 이다연(175cm, F)과 변소정(180cm, F) 등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교보재였다. 그런 김단비가 떠났기에, 어린 포워드가 김단비를 생각하는 마음도 컸다.
이다연 역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게 있다. 내가 고등학교 때 스크리너 수비만 했기 때문에, 슈터를 수비할 때의 스크린 대처 요령을 몰랐다. 그 때 언니가 경기 중이었는데도 원 포인트 레슨을 해준 적이 있다”며 김단비와의 일화를 떠올렸다.
그렇지만 “신한은행하면 (김)단비 언니였다. 단비 언니가 떠난 게 많이 아쉬울 것 같다. 그렇지만 단비 언니를 제외하고도, 장점을 갖춘 언니들이 많다. 다른 언니들의 장점을 하나하나 배운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남은 선배들의 장점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변소정 또한 “연습을 하면서도 경기를 보면서도,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저걸 저렇게 처리한다고?’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그런 언니가 다른 팀으로 갔다”며 김단비에게 느낀 점을 솔직히 말했다.
하지만 “다른 언니들에게도 장점이 있다. 하나하나씩 보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들 많이 알려주시고, 좋은 말도 해주신다. 그런 점에서는 ‘단비 언니가 빠져서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이다연과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도 “(김)단비는 팀에서 독보적인 선수였다. 팀 자체 연습 경기를 할 때, 그야말로 씹어먹는 선수였다. 대체할 수 없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팀을 떠났다”며 김단비의 전력 이탈을 걱정했다.
신한은행 선수들도 김단비의 이탈을 걱정하고 있다. 걱정하는 마음이 컸지만, 그것보다 김단비 없는 현재를 더 크게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김단비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기자는 신한은행 선수들의 그런 고민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나간 과거보다 현실에 대처하는 것. 그게 프로 선수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