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다 이긴 경기를 놓쳤다. 9회 2루수 강승호의 치명적 송구 실책이 뼈아팠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10번째 맞대결.
두산은 4연패의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 안우진을 만났다. 당연히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안우진의 올해 기록은 15경기 9승 4패 평균자책점 2.17로, 지난달 29일 고척 KIA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비롯해 6월 4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78의 호투를 선보였다. 최고 160km의 직구와 140km 중반대에 이르는 고속 슬라이더에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예상대로 두산은 3회까지 안우진을 상대로 단 1명만이 출루에 성공했다. 2회 2사 후 박세혁이 중전안타로 첫 안타를 뽑아냈지만 정수빈이 2루수 땅볼에 그쳤다. 1회는 10구 삼자범퇴, 3회는 9구 삼자범퇴로, 투구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의외로 선취점은 두산의 차지였다. 4회가 약속의 이닝이었다. 선두로 나선 김대한이 휘문고 1년 선배 안우진을 상대로 7구 승부 끝 사구를 골라낸 상황.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연속 파울을 만든 뒤 7구째 157km 강속구에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무사 1루서 등장한 양석환 또한 0B-2S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곧바로 3구째 높은 커브(130km)를 받아쳐 비거리 115m짜리 좌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두산 타선은 계속해서 안우진의 압도적 피칭에 꽁꽁 묶였다. 4회 홈런 이후 김재환-허경민-박세혁이 나란히 범타로 물러난 것을 비롯해 7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침묵했다. 6회 1사 후 김대한부터 7회 박세혁까지 5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는 등 12타자가 잇따라 출루에 실패.
마운드의 호투 속 2-1로 리드한 가운데 9회를 맞이한 두산. 그러나 마무리 홍건희가 선두 이지영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감이 엄습했다. 후속 김수환-박준태를 연달아 삼진 처리했지만 김준완-이용규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고 2사 만루에 몰렸다.
타석에 등장한 선수는 키움의 해결사 이정후. 홍건희는 이정후에게 침착하게 내야땅볼을 유도했고, 2루수 강승호가 이를 잡으며 경기 종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강승호가 1루에 치명적인 악송구를 범하며 주자 2명이 순식간에 홈을 밟았다. 역전을 헌납한 치명적 실책이었다. 홍건희는 후속 송성문에게 쐐기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임창민과 교체됐다.
경기 결과는 두산의 3-4 패배. 마지막 9회 선두 양석환이 솔로홈런을 터트렸지만 동점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두산은 그렇게 4연패 탈출이 아닌 5연패 나락으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시간 대전에서 NC가 한화를 꺾으며 9위와의 승차가 1.5경기로 좁혀졌다. 이제 8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