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라이언시티 세일러즈를 이끌고 있는 김도훈 감독이 경기 중 폭행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피해자에 가깝다.
라이언시티는 24일(한국시간) 싱가포르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템파인즈 로버스와의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전 송의영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동점골을 내준 후, 후반 추가시간 페드로 엔리케의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사건은 양 팀 스코어 1-1 상황이었던 후반 42분 시작됐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지던 중 볼이 중앙선 부근 터치라인으로 나갔다. 라이언시티의 놀 아담은 경기를 빨리 진행시키고자 상대 벤치 앞에 있던 볼을 갔다가 템파인즈의 코피토비치와 언쟁이 발생했다. 김도훈 감독은 이를 말리러 가담했다가 상대 코칭 스태프에게 제지 당했다. 이때 템파인즈의 수석코치인 파루딘 무스타픽이 김도훈 감독 앞으로 격렬하게 다가갔고 김 감독이 머리를 대며 못 오게 막아서는 과정에서 무스타픽이 과한 몸 동작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주심은 김도훈 감독에게 경고를 주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더 큰 충돌이 발생했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템파인즈 코칭 스태프와 악수를 나눴고 무스타픽 코치에게도 악수를 건네며 경기는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엔 선수들이 부딪혔다. 추가시간 실점으로 템파인즈 선수들이 날카로웠다. 경찰까지 개입하며 상황은 종료되는 듯했다.
하지만 무스타픽이 김도훈 감독에게 재차 달려들었다. 얼굴을 밀친 후 라이언시티 선수들이 말리는 것을 뿌리치고 다시 목을 조르는 위험한 행동을 가했다. 김도훈 감독은 충돌에 가담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두 손을 드는 제스처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템파인즈는 선수들까지 몰려와 김도훈 감독을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김도훈 감독은 목에 상처를 입었다.
경기 종료 후라 중계화면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이 상황은 현장에 있던 관중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에 고스란히 남았다. 무스타피가 가만히 서있는 김도훈 감독에게 다가가 위해를 가하는 장면도 촬영되었다.
무스타픽은 세르비아 출신으로 2002년 싱가포르로 이주해 국적을 취득한 뒤, 커리어 대부분을 템파인즈에서 활약했다. 싱가포르 국가대표로도 87경기를 뛰었다. 은퇴 후에는 2019년부터 템파인즈 코치를 역임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현지 언론은 외국 출신인 김도훈 감독의 잘못이 크다는 분위기다.
반면 팬들은 무스타픽의 행동을 질타하고 나섰다. 그 또한 김도훈 감독과 마찬가지로 경고를 받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 경기 후 라이언시티 벤치로 다가가 김도훈 감독의 목을 조른 행동은 싱가포르 법규 상 범죄와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싱가포르 축구협회는 보고서와 영상을 분석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