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이후 최강 전력인데 8.5G차 2위…선두 SSG가 너무 강하다 [춘추 이슈분석]

287 0 0 2022-08-11 10:15: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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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LG는 1994년 이후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 첫 우승을 달성한 1990년보다 올 시즌 전력이 더 강하다. 팀 전력만 보면 선두 SSG보다도 LG 전력이 낫다. 하지만 1위를 넘보기엔, 선두 SSG가 쌓아올린 8.5경기차 벽이 너무 높게 느껴지는 현실이다.승리한 LG 트윈스 선수단(사진=LG)

[스포츠춘추]

프랜차이즈 역사상 손에 꼽을 만큼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는데도 좀처럼 2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선두 SSG 랜더스와 어느새 8.5경기차로 한국시리즈 직행이 멀어지는 분위기다. 리그 최강 전력을 갖추고도 2위 싸움에 만족해야 하는 LG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LG 트윈스는 11일 현재 59승 1무 38패 승률 0.608을 기록 중이다. 선두 SSG에 8.5경기차로 뒤진 단독 2위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1994년(0.643) 다음으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선두팀의 위세가 너무 압도적이라 승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엔 잠시 공동 선두일 때도 있었고, 6월 한때 3.5경기차까지 따라붙기도 했지만 이제는 뒤집기 힘든 승차로 벌어졌다.

객관적 팀 전력만 보면 이렇게까지 승차가 벌어질 멤버는 아니다. LG는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팀 득점 515점으로 전체 1위, 팀 OPS도 0.762로 1위, 팀 홈런도 91개로 1위다. 도루와 주루 등 각종 기동력 지표도 리그 상위권으로 투고타저 시대를 거스르는 타격을 갖췄다. 팀 득점 496점(3위), OPS 0.719(3위)인 SSG보다도 앞선다.

마운드의 높이도 SSG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LG는 팀 평균자책 3.66으로 키움, KT에 이어 리그 3위다. 3.72로 4위인 SSG보다 한 계단 위에 있다. 수비무관 평균자책(FIP)도 3.92(3위)로 4.20(6위)인 SSG에 앞선다.

선발진 평균자책은 3.94로 전체 5위지만 대신 불펜 평균자책이 3.30으로 전체 1위다. 세이브 1위 고우석, 홀드 2위 정우영은 물론 다른 팀에 가면 필승조에 들어갈 만한 투수가 즐비하다. 여기에 팀의 수비력을 보여주는 수비효율(DER) 역시 0.706으로 전체 3위, 리그 평균(0.691)을 훨씬 뛰어넘는 수비력을 자랑한다.

막강한 타력과 투수력, 수비력을 갖춘 LG는 11일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515득점, 두 번째로 적은 395실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과 실점을 갖고 구하는 피타고라스 기대승률은 0.619로 전체 1위다. 반면 절대 1강팀 SSG는 실제승률(0.694)보다 훨씬 낮은 0.584의 기대승률이다.

LG의 기대승수는 60승(37패)로 기대승수가 57승(41패)인 SSG보다 3승 더 많다. 팀 득점과 실점으로만 따지면 LG는 8.5경기차 2위가 아닌, 3.5경기차 선두가 가능한 전력이다.

LG의 역대 기대승률 Top 10 시즌. 올 시즌은 1994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기대승률을 기록 중이다(통계=스탯티즈)

올시즌 LG의 기대승률은 프랜차이즈 역사에서도 '역대급'이다. MBC 청룡 시절 포함 LG가 역대 최고 기대승률을 기록한 시즌은 1994년. 그해 '신바람' LG는 기대승률 0.663에 실제로도 0.643의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통합 우승을 이뤘다. 당시 류지현 감독은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했다.

1994년 바로 다음이 0.619를 기록 중인 올 시즌이다. 올해의 기대승률은 LG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1990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해 LG는 0.606의 기대승률에 실제로도 0.592의 높은 승률을 올렸고, 한국시리즈 직행과 통합 우승을 거뒀다. 올 시즌에 앞서 0.600 이상 기대승률을 올린 두 번의 시즌 모두 LG는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그렇다고 결코 올해의 LG가 못하고 있는 건 아니다. LG의 기대승수(60승)과 실제승수(59승)는 단 1승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정확하게 실력만큼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단지 선두 SSG가 너무 압도적으로 야구를 잘해서 상대적으로 LG의 성적이 초라해 보이는 것뿐이다. SSG는 기대승률(0.584)보다도 0.110이나 높은 0.694의 가공할 승률을 올리고 있다. 역대 최강으로 꼽히는 2000년 현대(0.695)는 물론 1982년 OB 베어스(전후기 통합 0.700), 1985년 삼성 라이온즈(전후기 통합 0.706)의 승률에 도전할 기세다.

SSG의 비현실적인 기대승률-실제승률 차이는 매우 높은 1점차 경기 승률(21승 7패 0.750), 역전승(28승 12패), 끝내기 승리(8승 2패), 연장전 승리(8승 3무 2패)에서 나온다. 매 경기 피말리는 접전을 펼치면서도 끈끈한 팀 캐미와 집중력으로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다. SSG가 실제 전력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결이다.

한국프로야구는 1위팀이 독식하는 구조다. 제아무리 정규시즌 팀 전력이 좋아도 한국시리즈에 직행하지 못하면 우승을 바라보기 어렵다. 1993년 삼성 라이온즈, 2009년 SK 와이번스 등은 1위보다 훨씬 좋은 기대승률(팀 전력)에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LG는 1990년, 1994년 이후 최강의 팀 전력을 구축했다. 올해가 우승 적기인 건 맞는데, 1위를 넘보기엔 선두 SSG가 쌓아올린 벽이 너무 높게 느껴진다. 그 어느 팀보다 우승에 목마른 LG로서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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