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류하면 공을 못 잡게 한다.”
고교 1학년 때부터 2살 많은 형들과 대결하며 많이도 던졌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정규경기 이닝수만 180이닝에 가깝다. 더불어 최근 열린 국제대회에서도 유독 많은 경기와 이닝을 책임졌다. 지난 15일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KIA에 지명된 윤영철(18) 얘기다.
큰 무대에서 더 빛났다. 윤영철은 지난 19일에 끝난 18세 이하 세계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5경기 17.1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1.21을 기록했다. 일주일 동안 5경기에 등판하는 험난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마지막 일본과 3·4위전에서도 4.2이닝 6탈삼진 0볼넷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4위로 대회를 마친 한국이지만 7승 2패 호성적을 거뒀다. 경기 과정에서 윤영철을 비롯해 올해 고교무대를 정복한 선수들을 향한 기대는 더 높아졌다.
다만 지금은 그 기대를 잠시 내려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윤영철 지명과 동시에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근거리에서 윤영철을 지켜본 KIA 김동혁 스카우트는 “윤영철의 경우 올해도 그랬지만 고등학교 3년 내내 정말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사실상 180이닝을 넘겼는데 고등학교 3년 동안 윤영철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우리 육성 시스템에서는 신인이 처음 합류하면 공을 못 잡게 한다. 컨디션부터 체크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부터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정해영, 이의리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즉시전력 판정을 받더라도 건강하게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몸부터 만드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구속 향상을 이뤘다. KIA는 윤영철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 받고 훈련하면 지금보다 빠른 공을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동혁 스카우트는 “고교 3학년 내내 많이 던지다보니 자연스럽게 힘을 분배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아마 1이닝씩 짧게 던지면 145㎞ 이상도 충분히 찍었을 것”이라며 “정해영과 이의리 모두 입단 후 구속이 올랐다. 윤영철도 충분히 구속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 키에 비해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편인데 최소 평균 구속 3~4㎞는 오른다고 본다. 워낙 코너워크가 좋고 회전수 또한 좋은 투수다. 구속까지 더 오르면 정말 위력적인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장점이 많은 투수다. 속구 제구는 물론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까지 필요한 구종은 다 습득했다. 정신력 또한 강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줄 안다. 오는 11월 KIA 합류 후 보다 건강하고 강한 몸을 만든다면 언제가 됐든 최근 보여준 활약을 프로 무대로 고스란히 이어갈 것이다. 향후 KIA가 선발 왕국을 이루는 데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할 윤영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