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정규시즌을 휩쓸었던 그 거포가 맞는가. '괴물'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포스트시즌 들어 삼진머신으로 전락했다.
저지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 2022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에서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저지는 클리블랜드 선발 셰인 비버의 바깥쪽 일변도 투구에 맥을 추지 못했다. 결국 4구째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3회에도 그는 스트라이크 2개를 지켜본 뒤 또다시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리고 말았다.
저지의 삼진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5회말 1사 후 등장한 그는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다소 낮은 패스트볼에 루킹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이어 7회에도 바뀐 투수 트레버 스테판의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스플리터에 헛스윙하며 또 삼진으로 물러났다.
경기 4번째 삼진을 당하자 양키스타디움에는 산발적으로 야유가 터져나왔다.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삼진 퍼레이드는 5번째 타석에서 마감됐다. 저지는 9회말 클리블랜드 마무리 임마누엘 클라세의 몸쪽 시속 101마일(약 162.5km) 패스트볼에 3루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날 저지는 5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양키스 역시 10회초 어이없는 수비 끝에 2점을 헌납, 2-4로 패배했다. 양키스는 시리즈 1승 1패를 기록한 후 클리블랜드로 이동할 예정이다.
앞서 저지는 지난 12일 열린 ALDS 1차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 1볼넷 3삼진에 그쳤다. 6회 볼넷에 이어 도루를 기록하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기도 했으나 저지에게 기대한 모습은 아니었다.
저지는 올 시즌 157경기에 출전, 타율 0.311 62홈런 131타점 16도루 OPS 1.111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홈런과 타점, 득점(133점), 출루율(0.425), 장타율(0.686) 등 여러 부문에서 1위를 달렸다. 특히 홈런의 경우 61년 묵은 아메리칸리그 단일시즌 기록을 경신시키는 등 맹활약했다.
이런 성과 속에 저지는 투·타 모두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저지의 타석당 삼진 비율은 25.1%로 메이저리그 22위에 올랐다. 리그 전체로 보면 많은 편이지만, 거포치고는 준수한 기록이다. 그런 저지가 정규시즌에도 2번 밖에 없었던 '한 투수에게 3삼진'을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