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에 나섰던 정찬헌(33)이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왔다.
키움은 지난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FA 정찬헌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최대 2억6000만원 등 총액 8억6000만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발표했다.
KBO리그 통산 389경기(742이닝) 48승 53패 28홀드 46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한 베테랑인 정찬헌은 FA를 앞둔 지난 시즌에는 20경기(87⅓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FA 신청을 포기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정찬헌은 FA 시장에 나가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스프링캠프가 끝나고 시범경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까지 정찬헌과 계약을 하는 팀은 나오지 않았다. 사인앤트레이드로 추진이 됐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키움이 다시 손을 내밀었다. 고형욱 단장은 “정찬헌의 에이전트에게 마지막 제안이라고 연락이 왔다. 내부적으로 회의를 하고 다시 데려오기로 3~4시간 만에 결정이 났다”라고 정찬헌과 계약하게 된 경위를 이야기했다.
정찬헌의 에이전트는 FA 협상 과정에서 당초 키움에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1억원, 옵션 최대 1억원을 제시했다. 이 제안을 두고 고민하던 키움은 오히려 최대 4억5000만원에서 4억1000만원 인상된 최대 2년 8억6000만원을 제안했다. 키움의 제안을 들은 정찬헌은 곧바로 키움과 계약하기로 결정했다.
“어제 구단에 연락을 받고 곧바로 계약까지 진행했다”라고 말한 정찬헌은 “순차적으로 계약 협상을 진행한 것은 아니다. 어제 연락을 받고 조금은 즉흥적으로 곧바로 계약을 했다”라고 계약 상황을 돌아봤다.
키움은 정찬헌측에서 제안한 금액보다 2배 가까이 인상을 해서 역제안을 했다. 계약 규모를 오히려 인상한 이유에 대해 고형욱 단장은 “처음 계약 제안를 봤을 때 그 정도 선수가 아닌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찬헌이가 간절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사실 적은 금액으로 계약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치만큼 재평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다시 금액을 책정해서 역제안을 했다. 이 금액이 정찬헌에 대한 우리 구단의 기대치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으니 그에 걸맞는 활약을 해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겨우내 사인앤트레이드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고형욱 단장은 “트레이드는 생각하지 않았다. 순수한 마음으로 봐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정찬헌은 일단 재활군에서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고형욱 단장은 “우선은 정찬헌의 정확한 몸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육성쪽에서 준비를 하고 현장 코칭스태프가 판단을 해서 1군 콜업 시점을 조율할 것 같다. 보직 역시 아직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키움은 이미 안우진-에릭 요키시-아리엘 후라도-최원태-장재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확정한 상태다. 선발진에 큰 변수가 없다면 정찬헌은 임시 선발 또는 불펜에서 역할을 하게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정찬헌은 “이제는 보직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은 없다. 롱 릴리프면 롱 릴리프, 선발이면 선발,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이 구단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생각이다”라며 어떤 보직에서든 팀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