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불펜투수들의 구속에 고민을 안게 된 SSG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의 오프시즌 최대 고민은 선발진이었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문승원 박종훈의 복귀 시점은 빨라도 6월이고, 본격적인 가세는 후반기로 예상하고 있었다. 수술 후 복귀 시즌이라는 점에서 활약상은 보수적으로 잡아야 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빈자리가 커 보였다.
지난해에도 두 선수의 부상 이후 선발진이 애를 먹었던 SSG다. 트레이드 등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했지만 쓸 만한 선발투수를 내줄 팀은 없었다. 롯데에서 재계약하지 못한 노경은을 영입하는 등 애를 썼으나 판을 바꿀 만한 효과는 아니었다.
그런 SSG는 결국 고민을 풀어냈다. 메이저리그 직장폐쇄 탓에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김광현(34)을 복귀시키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
오히려 선발진은 든든해졌다. 김광현이 무게중심을 잡는 한편, 지난해 에이스로 활약했던 윌머 폰트의 구위는 더 좋아졌다. 이반 노바 또한 기대 성적이 계속 상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노경은의 시즌 초반 페이스도 좋고, 5선발 경쟁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상대적으로 변수가 적을 것으로 보였던 불펜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선발진이 무너지는 와중에서도 SSG가 끝까지 포스트시즌 싸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불펜투수들의 헌신이 컸다. 성적과 별개로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구속들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다.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범경기를 보냈는데 특별한 향상 없이 시범경기 막판까지 왔다.
대다수 선수들이 지난해 평균구속에 크게 못 미친다. 선수마다 차이점이 있으나 3㎞ 정도가 빠지는 모양새다. 일부 필승조 투수들은 130㎞ 후반대 구속도 나온다. 140㎞ 중반은커녕, 140㎞대 초반을 꾸준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물론 날이 따뜻해지고 정규시즌에 들어가 집중력이 높아지면 구속이 더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래도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상당수 투수들이 제구보다는 구위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제구 위주의 투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구속으로 대변되는 구위가 떨어지면 그만큼 경기력에도 직격탄을 맞는다. 4사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정규시즌을 앞두고 뭔가 시원하게 올라오는 모습이 아니라는 점에서 코칭스태프의 고민은 커진다.
김원형 SSG 감독도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며 문제점을 찾고 있다. 일단 선수들을 믿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워낙 긍정적이다. 그런 것들은 좋다. 대화하면 재밌다. 오히려 대화를 하다보면 감독의 걱정거리를 없애준다"면서 "중간 투수들은 확실한 구위를 가지고 상대를 해야 한다. 조금만 더 충족시켜주면 시즌 준비하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이 보여주는 자신감대로 개막전에는 100%에 가까운 컨디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