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이어 칠레전도 수비 불안
여전한 중원 패스미스·뒷공간 허용
남은 2경기 ‘확실한 플랜B’ 찾아야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손흥민(토트넘)의 득점까지 터진 기분좋은 승리였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도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이 여전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벤투호는 6월 4차례 ‘모의고사’ 일정 중 절반을 소화한 시점에서 수비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수비 핵심’ 김민재(페네르바체·사진)의 빈자리라고 하기에는 전체적인 수비 조직력이 다소 헐거워 보인다.
대표팀은 지난 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수비만 들여다보면 만족할 수 없는 내용이다.
전반 35분 오른쪽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5~6명의 수비가 칠레 공격수 2~3명의 순간적인 움직임에 뒷공간을 허용했다. 마르셀리노 누네스에게 수비수 방해 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릴 기회를 줬다. 전반 44분에는 정우영(알사드)의 중앙선 패스 실수를 빌미로 시작된 상대 빠른 역습 패스가 노마크 위기로 이어졌다. 후반전 상대가 한 명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도 몇 차례 불안한 수비가 나왔다. 후반 16분 골지역 왼쪽에서 벤 브레레턴(블랙번)의 헤더가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다행히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더 많은 수비수가 지키고 있음에도 크로스부터 헤더를 허용하기까지 마크가 제대로 붙지 않으면서 느슨했다.
앞서 1-5로 완패한 2일 브라질전에서도 수비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일대일 능력은 물론 활동량에서도 세계적인 수준과 격차를 확인해야 했다. 초반 거센 압박에 당황하며 선수를 놓치는 상황이 빈번했다. 브라질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강팀이지만 위험지역에서의 파울 상황이 많았다는 점도 ‘기본’과는 멀었다. 강팀에게 위험지역의 파울은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줄 수 있다. 대표팀은 페널티킥만 두 차례 허용해 실점했다. 수적 열세에 놓일 수 있는 거친 파울 등도 월드컵 무대에서는 수비수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벤투호로서는 수비라인의 핵심인 김민재가 발목 부상으로 이번 4차례 평가전에 나설 수 없는 점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에서는 홍철(대구)과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영권(울산), 이용(전북)을 포백으로 수비를 짰다. 칠레전에서는 홍철과 권경원, 정승현(김천), 김문환(전북)으로 칠레 공격진을 상대했다. 여기에 기존 정우영(알사드)에 황인범(서울)을 수비 쪽으로 조금 더 내리는 변화를 줬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벤투 감독은 남은 2경기 일정(10일 파라과이, 14일 이집트)에서도 김민재가 빠진 ‘플랜B’를 고려해 다른 최상의 수비 조합을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앞선 경기부터 우리 수비라인은 몇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수비 쪽에 몇몇 선수가 빠진 상태에서 다음 경기에서 어떤 옵션을 가져갈지 생각하겠다”는 고민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