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리빌딩 기조를 뒤로 하고 올 시즌에는 성적까지 잡겠다던 한화 이글스가 승부수를 던졌다. 외인 선발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한 뒤 '157km' 괴물 루키까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외국인 투수진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지난 시즌 함께했던 킹험, 카펜터와 재계약을 맺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킹험은 올 시즌 3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2.76, 카펜터는 4경기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2.50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하지만 둘 다 팔꿈치 통증 문제로 한동안 공을 던지지 못했고, 결국 한국을 떠나게 됐다.
국내 토종 선발들의 뎁스(선수층)가 두껍지 않기에 KBO 리그는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이들이 모두 이탈하면서 참으로 힘겨운 싸움을 했다. 그 사이 김민우, 윤대경, 장민재, 이민우, 남지민 등이 기회를 받았다.
올 시즌 한화는 21승 34패(승률 0.382, 6월 6일 기준)로 9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제 55경기를 치른 시점, 결국 한화는 더 이상 변화를 미룰 수 없었다. 일단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우완 예프리 라미레즈(29)를 대체 외인 투수로 영입했다. 라미레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31경기(13선발)서 1승 10패 평균자책점 6.19의 성적을 냈다.
구단은 "평균 140㎞대 후반의 포심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구사한다. 로케이션과 구종 배합을 통한 공격적 피칭으로 타자와 상대하는 스타일"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라미레즈는 오는 6월 말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 여기에 다른 한 명의 대체 외국인 투수도 물색 중인 상황이다.
더불어 한화는 '괴물 신인' 문동주를 선발로 활용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그동안 문동주는 계속 불펜으로 뛰었다. 선수의 건강을 고려해 무리하게 활용하지 않겠다는 구단의 방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이런 구단의 운용 계획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단 선발로 뛰더라도 이닝 및 투구 수 제한이 따를 예정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제 문동주를 선발 투수로 활용할 것"이라면서 "일단 3이닝만 던질 것이다. 그동안 2이닝씩 잘 던졌다. 구단이 생각하고 있는 빌드업 과정이 있다. 투구 수에 따라 등판 이닝을 조절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따라 문동주의 뒤에 이민우 등 또 다른 선발 자원이 한 명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그럴 시기도 아니다. 구단과 선수들 모두 시즌 전부터 승리와 성적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화가 지금 승부수를 띄운 이유다. 만약 새 외인 투수 한 명과 순조롭게 계약한다면, 외국인 원투 펀치와 함께 김민우와 문동주가 장기적으로 3,4선발을 맡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과연 한화가 선발진의 변화와 함께 반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