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들어 맹타를 터뜨리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는 KIA 김도영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힘껏 방망이를 돌린 김도영(19‧KIA)은 자신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갈 것이라는 확신한 직후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도영은 12일 잠실 LG전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맞는 순간 홈런이다라는 생각은 했던 것 같다"고 빙그레 웃었다.
그 미소를 찾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입단한 김도영은 4월과 5월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야구 인생에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부진이었다. "그래도 1군에서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혹은 "지금처럼 활용할 것이면 2군에 보내 타석이라도 소화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극한으로 대립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점차 그래프가 올라간다. 기술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나아진 모습이 보인다. 김도영의 7월 상승세를 그냥 '운'으로 치부하기에는 여러 가지 세부 데이터와 그 과정이 눈에 밟힌다.
김도영은 최근 상승세를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다. 시즌 초반에는 자신의 타격폼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 시기가 있었다. 아마추어에서는 타고난 운동 능력으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만, 프로는 달랐다. 하지만 이범호 타격코치와 꾸준하게 연습을 한 결과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립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 김도영의 타격폼은 4월 개막전 당시와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은 것이 바뀌어있다.
김도영은 "타격폼을 내 것으로 만드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아예 내 타격폼을 찾았기 때문에 그래도 성적이 괜찮게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번 감이 잡힌 타격폼이기 때문에 잊지만 않는다면 향후 성적의 좋은 밑천이 될 수 있다.
여유도 생겼다는 평가다. 안치용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는 "초반에는 여유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공을 쫓아다니기만 했다"면서 "지금은 여유가 보인다. 워낙 가진 게 많은 선수"라며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 장담했다. 김도영도 "중요한 상황에서는 나도 모르게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쫓기는 선수에게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다.
이런 기술과 심리적 발전은 성적으로 나온다. 김도영은 4월 24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단 2개의 볼넷(볼넷/삼진 비율 0.08)을 골랐다. 1군 선수의 성적이라 보기는 어려웠고 실제 OPS(출루율+장타율)는 0.445에 불과했다. 하지만 5월의 볼넷/삼진 비율은 0.36으로 올라왔고 OPS(0.661) 또한 그 상승폭과 일치했다.
6월에는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기회가 생긴 7월에는 삼진을 2개 당한 반면 볼넷은 5개를 골랐다. 공을 잘 보고 있다는 의미다. 타석당 투구 수는 4.29로 4월(3.77개)보다 훨씬 더 많은 공을 보고 있으며 이 수치는 리그 평균(3.87개)과 팀 평균(3.96개)을 훌쩍 뛰어 넘는다.
그런 김도영의 7월 OPS는 무려 1.244다. 0.360의 고타율에 볼넷과 홈런 세 방을 더한 덕이다. 7월 30타석 이상에 들어선 선수 중 김도영보다 OPS가 높은 타자는 채은성(LG‧1.330)과 호세 피렐라(삼성‧1.304), 단 두 명뿐이다.
물론 표본이 작기는 하지만, 김도영이 감을 잡아가고 있다는 수치 해석으로는 손색이 없어 보인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공격력 공백을 메워야 하는 KIA가 이 수치에 주목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