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충격의 10연패에 빠졌다. 창단 최다 연패인 11연패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연속 붕괴 장면은 더 충격적이다. 1개월 전 다쳤던 오승환의 발목 상태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믿었던 마무리마저 무너지면 답이 없는 삼성 분위기다.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사진=삼성)
[스포츠춘추]
창단 최다 연패 신기록이란 불명예 작성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삼성 라이온즈는 7월 12일 수원 KT WIZ전에서 3대 4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6월 30일 대구 KT전부터 내리 10경기를 진 삼성은 13일 경기에서 패할 경우 11연패라는 구단 연패 신기록을 달성한다.
1982년 KBO리그 원년 멤버인 삼성은 2004년 5월 5일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18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11경기 동안 1무 10패를 기록한 기간이 구단 최다 연패 1위 기록이었다.
구단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막고자 했던 삼성은 12일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앞세워 총력전에 나섰다. 천신만고 끝에 3대 2 리드를 잡고 9회 말을 맞이한 삼성은 부동의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이 올라온 순간 삼성의 9연패 탈출을 예감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하지만, 오승환은 선두 타자 배정대에게 던진 5구째 142km/h 속구를 통타당해 비거리 125m짜리 좌월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충격적인 블론 세이브의 순간은 더 악몽 같은 상황으로 이어졌다. 오승환은 후속 타자 알포드에게도 4구째 던진 141km/h 속구가 비거리 125m짜리 끝내기 좌월 홈런으로 이어지면서 충격적인 백투백 홈런까지 내줬다.
10연패만은 막고자 했던 삼성 선수단의 의지가 9회 말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그것도 '맏형' 오승환의 충격적인 백투백 블론 세이브로 10연패에 빠졌기에 충격은 더 컸다. 삼성 선수단은 허망한 표정으로 수원구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4월(8경기 등판 1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 3.38)과 5월(11경기 등판 2승 6세이브 평균자책 1.46), 그리고 6월(10경기 등판 7세이브 평균자책 2.79)을 거쳐 튼튼하게 뒷문을 막고 있었다.
하지만, 7월 세 차례 등판은 오승환답지 않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최근 연패를 끊을 수 있었던 상황에 등판한 오승환은 7월 6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선 유강남에게 역전 홈런 허용, 9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선 3볼넷과 더불어 역전 적시타 허용, 12일 수원 KT전에선 충격적인 백투백 홈런 블론 세이브로 허망한 팀 패배를 맛봐야 했다.
오승환의 구위와 몸 상태가 100%로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5월 말 당한 발목 부상 여파가 아직도 있는 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오승환 선수 말로는 1개월 전 당한 발목 부상은 이제 괜찮아졌다고 한다. 그 발목을 제외한 다른 부위에 부상은 올 시즌에 없는 것으로 안다. 최근 구속이 떨어진 부분은 사실인데 올스타 휴식기 동안 재충전을 하면서 후반기 반등을 노려야 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은 최근 10연패 기간 무려 99실점을 기록했다. 연패 기간 경기당 평균 9.9실점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팀 불펜진 붕괴가 가장 심각한 분위기다. 필승조 가동이 힘겨울 정도인 가운데 그나마 계산이 섰던 오승환마저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진다면 삼성 벤치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과연 오승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삼성이 팀 창단 최다 연패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