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다시 기회가 찾아올까. 트레이드는 정말 그의 인생을 바꾸는 순간이었을까.
한화는 지난 해 6월 삼성과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한화가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오선진(33)을 삼성에 건네는 한편 좌타 내야수 이성곤(30)을 영입하는 맞트레이드였다.
'레전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로 유명한 이성곤에게는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트레이드였다. 한화는 '기회의 땅'이나 다름 없었다. 지난 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208타석을 소화한 그는 타율 .264 1홈런 24타점에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은 출루율(.377)을 기록하면서 발전 가능성을 엿봤다. 홈런은 1개에 그쳤지만 2루타 12개와 3루타 2개를 터뜨린 것도 눈에 띄었다.
올해 한화의 1루수 경쟁에서도 이성곤이 한 발 앞설 수 있었던 이유다. 이성곤은 올 시즌 한화의 주전 1루수로 낙점됐다. 그러나 올해 그가 1군에서 남긴 성적은 타율 .206에 홈런 없이 4타점이 전부였다. 결국 5월 6일 대전 KIA전이 끝나고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그가 2군으로 내려가고 벌써 넉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그에게 1군 콜업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하필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김인환이 주전 1루수를 꿰찼고 김인환은 타율 .287 15홈런 46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로 떠오를 만큼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이성곤이 할 수 있는 일은 2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것 뿐이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01, 출루율 .423, 장타율 .392에 2홈런 21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성곤은 지난 16~21일에는 타율 .500에 OPS 1.205를 마크할 만큼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이성곤이 꾸준히 열심히 하면서 타구질이 좋아졌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퓨처스 10경기 중 9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할 정도로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는 중이다.
문제는 당장 1군에 그를 위한 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이성곤의 1군 콜업 시기에 대해 "시즌 초 1루수 자리가 비었을 때 김인환이 그 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메웠고 특히 공격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에 대체할 생각은 없다"라면서 "확대 엔트리를 실시하면 모르겠지만 아직 생각은 없다"라고 밝힌 상태. 결국 확대 엔트리 제도가 실시되는 9월이 지나야 1군행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성곤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