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김하성과 관련해서 약간의 난제와 마주하고 있다."
김하성(26, 샌디에이고)을 향한 미국 언론의 시선이 차갑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7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40인 로스터를 분석하며 김하성을 언급했다. 신인 시즌을 마무리한 김하성이 조금 더 기량을 펼치기 위해서는 풀타임이 보장돼야 하는데, 샌디에이고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신인으로서 인상적인 수비를 보여줬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의 능력을 온전히 증명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출전 시간이 필요한데, 샌디에이고에서는 결코 충분한 시간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과 계약을 맺기 전에도 두꺼운 내야 뎁스를 자랑했다.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 1루수 에릭 호스머까지 빈틈이 없었다. 그래도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에게 4+1년, 총액 3900만 달러(약 459억 원) 계약을 안겼다. 보장 계약 기간은 4년, 금액은 2800만 달러(약 330억 원)였다.
김하성은 포지션 경쟁이 더 수월한 팀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배우고 도전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2루수를 주 포지션으로 크로넨워스와 경쟁하면서 타티스 주니어의 백업을 하는 그림을 그렸다.
시즌 초반은 김하성에게 운이 따랐다. 크로넨워스와 경쟁에서는 공격력에서 밀려 눈도장 찍을 기회가 적었지만, 타티스 주니어가 잦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할 때 선발 기회를 얻으면서 유격수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공격력에 붙은 물음표를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117경기,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으로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샌디에이고는 결국 지난 7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트레이드로 올스타 출신 2루수 애덤 프레이저를 영입하면서 김하성으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달랬다. 타티스 주니어가 어깨 보호를 위해 외야로 자리를 잠시 옮겼을 때도 구단은 크로넨워스와 프레이저로 키스톤 콤비를 고정했다. 김하성의 팀 내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샌디에이고는 시즌을 마친 뒤 내야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프레이저를 지난달 시애틀 매리너스와 트레이드로 내보내면서 사실상 영입 실패를 인정했다. 현재 40인 로스터에 든 내야수는 김하성, 크로넨워스, 호스머, 마차도, 타티스 주니어, 에지 로사리오 등 6명이다. 메이저리그 직장폐쇄가 끝나고 각 구단이 다시 행정 업무를 시작하면 더 손을 댈 여지가 남아 있지만, 김하성의 주 포지션인 유격수와 2루수 구성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보장 계약 기간 3년이 더 남았다. 김하성의 기량을 펼칠 날이 더 많이 남았지만, 매체는 끝까지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21살 유망주 CJ 애브람스가 김하성을 밀어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애브람스는 올해 마이너리그(더블A) 42경기에서 타율 0.296(162타수 48안타), 출루율 0.363, 장타율 0.420, 2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 최고 유망주 애브람스는 유격수와 2루수로 모두 뛸 수 있고, 다음 시즌 여름쯤이면 빅리그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하성에게는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