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 투수 김서현(18)은 고교 야구 랭킹 1위 자리를 놓고 덕수고 심준석과 경쟁을 펼쳤던 투수다.
최고 구속이 156km까지 찍혔고 흔하지 않은 스리 쿼터형 투수라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메이저리그에선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김서현을 스카우트 대상에 올려놓고 유심히 관찰했다는 팀 조차 찾아 볼 수 없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정답은 김서현의 뚝심과 소신에 있었다. 김서현은 일찌감치 KBO리그 진출을 선언한 선수다. 1학년때 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그 때부터 이미 KBO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메이저리그 입장에선 그저 입맛을 다실 수 밖에 없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모르긴 몰라도 김서현에 대한 자료 조차 없는 팀들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김서현의 의지가 확고했다. 워낙 어렸을 때 부터 KBO 리그에서 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입장에선 정보 수집에 대한 이유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유심히 지켜보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가 탐 낼 만한 여러 조건을 갖춘 투수라 할 수 있다. 독특한 폼을 갖고 있고 그 폼에서 구속 또한 훌륭하다. 김서현이 메이저리그에 관심을 가졌다면 접근할 팀들이 꽤 있었을 것이다. 다만 확신할 수 없는 건 그에 대한 자료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예 체크 리스트에서 빠져 있었던 선수이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준석과는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심준석은 1학년 때 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투수였다. 메이저리그의 최고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와도 일찌감치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에 대한 뜻을 분명히 했다.
김서현은 달랐다. KBO리그서 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보통 의지가 굳은 것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오래 전에 스카우트 작업을 중지했을 정도로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만큼 리그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김서현은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 자책점 1.38을 거둔 특급 에이스다. 52.1이닝을 던져 피안타가 37개 밖에 되지 않았다. 4사구는 20개에 불과했지만 삼진은 63개나 잡아냈다. WHIP가 0.98로 대단히 낮았다.
여러모로 갖춘 것이 많은 투수라고 할 수 있다. 패스트볼도 위력적이지만 커브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갖고 있다. 게다가 리그에 대한 존중을 할 줄 아는 투수다.
KBO리그에서 먼저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투수다. 육체적인 능력에 더해 정신적인 플러스 요인까지 갖고 있는 투수라 할 수 잇다.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는 한화가 큰 고민 없이 김서현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유다.
메이저리그의 눈을 사로잡은 투구를 하면서도 메이저리그에서 꿈쩍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김서현이다. 그에게 성공의 향기가 벌써부터 솔~솔 풍기는 이유다.
김서현의 확고한 의지가 KBO리그서 꽃 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