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222승에 빛나는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39)가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듯하다. 구단은 트레이드 계획이 없고, 선수도 캔자스시티를 떠날 마음이 없어 보인다.
캔자스시티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36승54패 승률 4할로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5위로 꼴찌에 처져있다. 일찌감치 가을야구가 멀어졌고, 내달 3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시장에서 ‘셀러’로 나설 게 유력하다.
이미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는 외야수 앤드류 베닌텐디를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 곧 있으면 마흔이 되는 그레인키도 정상적이라면 트레이드 후보이지만 지금은 예외 선수로 분류되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캔자스시티는 그레인키 본인이 먼저 요청하지 않는 이상 트레이드를 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최근 캔자스시티에 집을 산 그레인키의 트레이드 요청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레인키는 지난 3월 캔자스시티와 1년 130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었다. 캔자스시티보다 전력이 좋은 미네소타 트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도 비슷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그레인키는 12년 만에 친정팀 복귀를 택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레인키는 여전히 관록의 투구를 하고 있다. 올 시즌 15경기에서 77⅔이닝을 던지며 3승6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 중이다. 4~5선발로는 준수하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투수라 우승권 팀에서도 선발 뎁스 보강 차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트레이드는 없다.
지난 2004년 캔자스시티에서 데뷔한 뒤 2009년 AL 사이영상을 받은 그레인키는 우승에 목말라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2011년부터 밀워키 브루어스, LA 에인절스,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5개팀을 FA 계약과 트레이드로 옮겨 다녔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9년, 2021년 휴스턴에서 두 번 월드시리즈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에 만족했다. 특히 2019년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월드시리즈 7차전까지 갔지만 3승4패로 무릎 꿇었다. 7차전 선발이 그레인키로 당시 6⅓이닝 2실점 호투 중 80구에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교체됐으나 불펜 난조로 팀이 역전패해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그레인키가 내년에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 캔자스시티는 당분간 우승을 노리기 어려운 전력. 계속 캔자스시티에 남는다면 우승 없이 은퇴할 게 유력하다. 메이저리그 19시즌 통산 545경기 3187⅔이닝을 던지며 222승138패 평균자책점 3.44 탈삼진 2851개를 기록 중인 그레인키는 사이영상 1회, 올스타 6회, 평균자책점 1위 2회 경력을 자랑한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도 확실시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