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한유철]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존재가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겐 위협으로 다가온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릭센을 품었다. 맨유는 15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에릭센 영입을 발표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도 "에릭센이 맨유에 공식적으로 합류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적의 사나이'로 불린다. 아약스와 토트넘 훗스퍼를 거친 에릭센은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 해리 케인, 델레 알리와 'DESK'라인을 형성하며 유럽을 호령했고 2018-19시즌엔 구단 창단 이후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이끌었다. 2019-20시즌 겨울 이적시장 때 인터밀란으로 이적하며 토트넘을 떠났지만 팬들은 그의 헌신에 박수를 쳐줬다.
이 때부터 고난이 시작됐다. 무대가 바뀐 탓일까. 에릭센은 인터밀란에서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자연스레 입지는 잃었고 과거 토트넘에서 쌓았던 명성은 차츰 무너졌다. 선수 인생이 끝날 위기도 있었다. UEFA 유로 2020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에릭센은 심정지로 인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후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선수 생활을 중단해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다행히 기적이 일어났다. 제세동기 삽입과 재활을 통해 컨디션을 찾았고 개인 훈련을 거듭하며 경기장에 복귀했다. 리그 규정으로 인해 인터밀란은 떠났지만 브렌트포드가 손을 건네며 2년 만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복귀했다. 경기력 저하 우려도 있었지만 에릭센은 후반기 에이스로서 브렌트포드를 이끌었다.
재기에 성공하자 많은 클럽들이 그에게 접근했다. '소속팀' 브렌트포드를 비롯해 '친정팀' 토트넘과 맨유까지 관심을 보였다. 토트넘 팬들은 그의 복귀를 바랐지만 에릭센은 올드 트래포드행을 선택했다.
에릭센의 합류로 입지가 불안한 선수가 생겼다. 주인공은 브루노다. 이적 첫해 맨유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브루노는 지난 시즌 다소 부진한 활약을 했다. 물론 맨유 선수단 중에선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기량이 하락한 모습이었다.
에릭센과 브루노의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에 경쟁은 불가피하다. 한 선수가 돋보인다면 자연스레 다른 선수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축구 전문가로 활동 중인 토니 카스카리노는 에릭센으로 인해 브루노가 자리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에릭센은 세트 피스, 시야, 패스 등 모든 부문에서 최고다. 브루노는 지난 해 힘든 시간을 겪었다. 다른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보일지도 미지수다. 현재로선 에릭센이 브루노보다 10번 자리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활약만으로 단정할 순 없지만 에릭센은 텐 하흐 감독이 원하는 유형의 선수다"라고 말했다.